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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지난해 20세 성년을 맞아 ‘다시, 새롭게’ 대장정을 시작했던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올해 작품성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길을 열고 한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기자간담회 현장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축제 개막을 한 달 앞둔 지난 4일 오전, 오페라하우스 별관 2층 카메라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날 자리에는 정갑균 관장을 비롯해 개막작 <장미의 기사> 지휘자 에반 알렉시스 크리스트와 테너 출신의 연출가 조란 토도로비치, 국립오페라단 최상호 단장, 광주시립오페라단 최철 단장 등 공연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했다. 

    또한, 개막작 <장미의 기사>의 ‘마샬린’ 역을 맡은 소프라노 조지영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창·제작한 <264, 그 한 개의 별>에서 ‘안일양’ 역을 맡은 이윤경이 각 작품의 주요 아리아를 연주하며 다가올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20년을 넘어 새로운 시작을 맞은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10.4~5)로 문을 연다. 이 작품은 지난해 파격적으로 선보인 <살로메>, <엘렉트라>에 이어 슈트라우스가 ‘모차르트 희극 같은 오페라’를 만들고 싶어 환상의 콤비를 이뤘던 대본가 후고 폰 호프만스탈과 함께 구상한 작품이다. <니벨룽의 반지>, <엘렉트라> 등 바그너와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다수 지휘해 온 에반-알렉시스 크리스트가 지휘를 맡고, 세계적인 테너 출신이자 유럽 주요 극장에 올랐던 조란 토도로비치가 연출하며 완성도 높은 무대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1996년 서울시립오페라단 초연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공연되며, 대구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전막 오페라이다. ‘마샬린’역에 소프라노 조지영, ‘바론옥스’역에 베이스 박기현, ‘옥타비안’역에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안태아, ‘파니날’역에 바리톤 권성준, 정제학, ‘소피’역에 박소영, 이혜정 등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그리고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콰이어,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펀스튜디오 및 극단 늘해랑이 함께 출연한다.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장미의 기사> 마샬린 역의 조지영 소프라노가 아리아를 선보이고 있다.
    연출을 맡은 조란 토도로비치는 “이 작품을 한국 관객들에게, 그것도 한국 성악가들로만 이뤄진 무대로 보여주는 것 자체로 의미가 깊다”라며 “독일어가 모국어인 독일 성악가들에게도 굉장히 까다로운 작품인데, 지난 며칠 간 한국 성악가들과 작업하면서 이번 프로덕션을 함께하는 성악가들의 열정과 준비성 그들의 실력에 감탄했다. 작품의 특성상 매우 디테일한 연주 지도가 많았는데, 한 명도 빠짐없이 굉장한 속도로 요청사항을 흡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만나볼 오페라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며 이탈리아 페라라시립극장에서 최신 제작한 비발디 오페라 <광란의 오를란도>(10.11~12)이다. ‘사계’로 잘 알려진 작곡가 비발디의 바로크 오페라로, 이탈리아 페라라의 데스테 가문에서 제작한 오를란도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가미하여 르네상스 시대 문학의 집대성이자 유럽 기사문학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시인 루도비코 아리오스토의 서사시를 바탕으로 한다. 이번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만나게 될 <광란의 오를란도>는 한국 초연으로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카운터테너, 콘트랄토 등의 음역대를 가진 성악가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그리고 디오오케스트라와 바로크성령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콰이어가 함께해 바로크 오페라 특유의 아름답고 매력적인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세 번째 메인 오페라는 대구 근대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대구오페라하우스 창·제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10.18~19)이다. 지난 2022년부터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카메라타 창작오페라 연구회’ 사업을 운영해 오면서 기획부터 쇼케이스, 오페라 콘체르탄테 공연을 거쳐 드디어 전막 오페라로 완성된 <264, 그 한 개의 별>을 선보인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창의성을 발휘하며, 지역의 실존 인물인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이원록)를 소재로 그의 생애와 문학적 업적에 대한 고찰을 오페라에 담아냄으로써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 제1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이자 그 해 오페라대상을 수상한 <청라언덕>의 작곡가 김성재와 2019년 대한민국오페라축제 대상을 수상한 <윤심덕, 사의 찬미>의 대본가 김하나가 각각 작곡과 대본을 맡았다. 그리고 지휘자 이동신과 연출가 표현진을 필두로 ‘투쟁 이육사’ 역에 테너 권재희, 노성훈, ‘안일양’ 역에 김정아, 이윤경, ‘문학, 남편 이육사’ 역에 김승철, 제상철 등 지역을 대표하는 성악가들이 출연하며 완성도 높은 제작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기자간담회에서 정갑균 관장이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정갑균 관장은 “이번에 선보이는 <264, 그 한 개의 별>은 기획부터 쇼케이스, 오페라콘체르탄테를 거쳐 전막 오페라로 공연되기까지 꾸준한 연구와 개발에 매진해 온 결과물이다”라며 “대중에게 친숙한 역사 속 인물을 오페라와 접목해, 오페라 애호가뿐만 아니라 초심자들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타 창작오페라 연구회’는 앞으로도 꾸준히 새로운 작품을 창ㆍ제작 및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관장은 “2025년 두 번째 작품에 이어 2026년 세 번째 작품까지 새롭게 선보이기 위해 좋은 소재를 찾고 있다. 공모를 통해 ‘코리아 판타지’와 ‘감성 미인도’라는 가제의 작품을 개발 중이다”라며 “‘유니스코 창의음악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오페라의 현재 속에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을 꾸준히 해나가고 있고 그 시작인 <264, 그 한 개의 별>을 올해 처음 전막 오페라로 선보이게 됐다. 작품에 대한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네 번째로 선보이는 메인 오페라는 국립오페라단이 2022년에 창단 60주년 기념으로 초연한 베르디의 역작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10.25~26)이다. 중세 시대 팔레르모에서 일어난 프랑스의 압제자들에 대한 반란을 다룬 이야기로 ‘시칠리아 섬의 만종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인간 사이의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프랑스풍 그랜드 오페라이며 서곡은 전체 오페라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잘 담아내어 베르디 오페라 서곡 중 가장 장대하고 뛰어나며 유명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축제에서 선보이는 오페라는 현대적인 감각을 살려 새롭게 연출된 것으로 연출가 파비오 체레사가 맡아 베르디의 작품이 가진 보편성을 극대화하는 연출과 시대적 배경에 국한되지 않는 아름다운 추상성의 무대를 선사한다. 또한 오페라 전문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의 지휘와 더불어 ‘엘레나’ 역에 소프라노 이화영, 홍주영, ‘아리고’ 역에 테너 김경호, 윤정수, ‘몽포르테’ 역에 바리톤 이동환, 노동용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함께해 관객들의 눈과 귀를 매료시킨다. 또한 코리아쿱오케스트라, 노이오페라코러스, 코드공일아트랩의 연주가 더해져 웅장한 무대를 선사한다.

    최상호 단장은 “이번 공연에는 특별히 대구 출신 성악가 두 분, 이동환 바리톤과 이화영 소프라노가 참여하게 됐다. 그 점이 상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 작품은 프랑스의 강압적 지배를 받으며 자유를 갈망하던 시칠리아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유사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작품에 깊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에서 안일양 역을 맡은 이윤경 소프라노의 아리아 시연 장면.
    메인 오페라의 마지막은 광주시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11.2~3)로, 오늘날 오페라 극장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오페라 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 베르디의 중기 대표작으로 ‘길을 잃은 여인’이라는 의미의 <라 트라비아타>는 파리의 고급 화류계에서 쾌락을 추구하며 살아가던 비올레타가 순진한 청년 알프레도를 만나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된다는 이야기다. 보편성을 가진 주제로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한편, 19세기 파리의 시대상을 빗대어 사회적 약자와 상류사회의 위선에 대해 비판의 시선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대구와 광주를 문화예술로 연결하는 ‘달빛동맹’사업의 결실로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송안훈 지휘와 이경재 연출로 탄탄한 프로덕션을 선보이며 ‘비올레타’ 역에 소프라노 박수연, 김희정, ‘알프레도’ 역에 테너 이재식, 강동명, ‘샤플레스’역에 조재경, 공병우 등이 출연하고 디오오케스트라와 광주시립합창단이 연주한다. 

    최철 광주시립오페라단장은 “이번 공연을 위한 오디션에 전국 약 100여 명의 성악가들이 참여했다. 광주오페라단의 작품을 대구 무대에서 올리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깊지만, 광주시립합창단이 대구의 디오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이번 무대가 ‘달빛 동맹’의 진정한 완성이라고 생각해 더욱 기쁘다”라며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막혀있는 부분들을 예술적 교류로 풀어내는 것은 지역 전체에 큰 의미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공연이 가지는 의미를 밝혔다. 

    다섯 편의 탄탄한 메인 오페라 공연에 이어, 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으로 선보이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국립오페라극장의 <푸치니 오페라 갈라>(11.8) 콘서트가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번 폐막 콘서트는 루마니아를 대표하는 성악가들과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콰이어가 협연하며 대구오페라하우스의 해외 교류 사업이 맺은 결실의 무대를 보여준다. 토스카, 나비부인, 라 보엠 등 오페라에 많은 공헌을 남긴 작곡가 푸치니의 주요 곡들이 연주될 예정이다.

    한편, 오는 10월 4일부터 11월 8일까지 펼쳐지는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콜센터(1661-5946),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출처 : 서울문화투데이(http://www.s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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